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도 사실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분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도 결과지에 AST, ALT, 크레아티닌, eGFR처럼 낯선 영어와 의학용어가 나오면 무슨 뜻인지 몰라 그냥 지나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다가 숫자가 정상범위를 벗어났다는 표시가 있으면 그제야 “간이 안 좋은 건가?”, “신장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걱정하며 찾아보게 됩니다.
저는 건강검진 수치를 볼 때 숫자를 외우는 것보다 내 결과지에 적힌 수치가 무엇을 보는 검사인지, 정상범위를 벗어났다면 다음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치 하나만으로 건강상태를 단정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AST·ALT·감마지티피부터 크레아티닌·eGFR·단백뇨까지, 어려운 검사 용어가 무엇을 뜻하는지와 결과가 정상범위를 벗어났을 때 무엇을 살펴봐야 하는지 쉽게 알아보겠습니다.

1. 간수치가 높으면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AST, ALT, 감마지티피 GGT 정상범위)
건강검진 결과지를 보면 AST, ALT, GGT(감마지티피)라는 영어 약자가 나옵니다. 평소에는 무슨 뜻인지 모르고 지나치다가 숫자 옆에 ‘높음’ 표시가 있으면 그제야 “간이 안 좋은 건가?”, “술도 많이 안 마시는데 왜 높게 나왔지?” 하고 걱정하게 됩니다.
흔히 이 세 가지를 묶어서 ‘간수치’라고 부르지만 의미는 조금씩 다릅니다.
AST와 ALT는 세포 안에 있는 효소로, 간세포 등이 손상되면 혈액 속 수치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특히 ALT는 간에 상대적으로 많이 존재해 간세포 손상을 살펴보는 데 중요합니다. 반면 AST는 간뿐 아니라 근육 등 다른 조직에도 있기 때문에 AST가 높다고 무조건 간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질병관리청도 간기능검사 결과는 하나의 수치만으로 질병을 진단하기보다 다른 검사와 현재 상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GGT(감마지티피)는 간과 담도 상태를 살펴보는 데 이용합니다. 술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흔히 ‘술 많이 마시면 올라가는 수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음주만이 원인은 아닙니다. 담즙 배설에 문제가 있거나 다른 원인으로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건강검진에서 보는 간수치 기준
| AST | 40 U/L 이하 |
| ALT | 35 U/L 이하 |
| GGT 남성 | 63 U/L 이하 |
| GGT 여성 | 35 U/L 이하 |
질병관리청의 건강검진 결과 해석 자료에서는 위와 같이 안내하고 있습니다. 다만 검사기관과 검사방법 등에 따라 참고범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로는 인터넷에서 본 숫자보다 내 건강검진 결과지에 표시된 참고범위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술을 안 마시는데 ALT나 GGT가 높을 수도 있을까요?
그럴 수 있습니다.
간수치가 올라가는 이유에는 지방간, 비만, 약물 복용, 대사 문제, 바이러스 간염, 간·담도 질환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AST의 경우에는 격한 운동이나 근육 손상처럼 간 이외의 원인도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이 건강검진에서 ALT가 계속 높게 나온다면 “나는 술을 안 마시니까 간은 괜찮겠지” 하고 넘기기보다 체중이 많이 늘지는 않았는지, 지방간이나 혈당·중성지방 같은 다른 문제가 함께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검사 전날 술을 마셨거나 최근 복용한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이 있다면 그것도 의료진에게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여기서 ‘간수치를 어떻게 빨리 낮출까?’보다 ‘왜 높아졌을까?’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원인이 다른데 인터넷에서 본 ‘간에 좋다는 음식’이나 건강기능식품부터 먹는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올해 숫자 하나보다 지난해 결과와 비교해보세요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으면 이번 결과만 보지 말고 지난해 또는 그 이전 결과지를 함께 꺼내보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작년에도 ALT가 높았는지, 올해 처음 올라간 것인지, AST와 GGT도 함께 변하고 있는지를 보는 겁니다.
정상범위를 조금 벗어난 한 번의 결과만으로 특정 질환을 스스로 판단해서도 안 되지만, 몇 년째 반복해서 높게 나오는데도 ‘별 증상이 없으니까 괜찮겠지’ 하고 지나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특히 수치가 계속 높거나 이전보다 크게 달라졌다면 건강검진 결과지의 판정과 권고사항을 확인하고 의료진과 상담해 재검사나 추가 검사가 필요한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간기능검사가 정확히 무엇을 보는 검사인지 더 확인하고 싶다면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의 공식 설명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핵심내용: AST·ALT·GGT가 정상범위를 벗어났다고 해서 숫자 하나만으로 간질환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내 검진표의 참고범위를 먼저 확인하고, 이전 검사 결과와 비교하면서 음주·체중 변화·복용약·건강기능식품 등 함께 달라진 것이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상이 반복되거나 크게 변했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신장수치는 무엇을 보면 될까요? (크레아티닌, eGFR 정상수치)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신장기능을 확인하려고 하면 크레아티닌(Creatinine), eGFR이라는 또 낯선 영어가 나옵니다.
저도 이런 용어를 보면 숫자가 정상범위 안에 있는지만 먼저 보게 되는데, 두 수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나면 결과지를 보는 방법이 조금 달라집니다.
신장은 우리 몸에서 혈액 속 노폐물과 불필요한 수분을 걸러 소변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크레아티닌은 근육 활동 과정에서 생기는 노폐물로 주로 콩팥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에, 혈액 속 크레아티닌 수치를 통해 콩팥의 여과기능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크레아티닌만 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나이와 근육량, 체격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근육량이 적은 고령자는 콩팥기능이 떨어져 있어도 크레아티닌이 크게 높아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건강검진 결과에서는 크레아티닌과 함께 eGFR(추정 사구체여과율)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한신장학회도 GFR을 신장기능을 평가하는 중요한 수치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크레아티닌은 혈액 속 노폐물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를 살펴보는 검사이고, eGFR은 그 정보를 이용해 콩팥이 혈액을 얼마나 잘 걸러내는지를 추정한 값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eGFR 숫자는 어떻게 보면 될까요?
질병관리청에서는 만성콩팥병의 신장기능 단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 90 이상 | G1 | 정상 또는 높은 수준 |
| 60~89 | G2 | 경미한 감소 |
| 45~59 | G3a | 경도~중등도 감소 |
| 30~44 | G3b | 중등도~고도 감소 |
| 15~29 | G4 | 심한 감소 |
| 15 미만 | G5 | 신부전 범위 |
여기서 표만 보고 “내 eGFR이 80이니까 신장병인가?” 하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eGFR이 60~89에 해당한다고 해서 그 숫자 하나만으로 만성콩팥병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성콩팥병은 콩팥 손상이나 콩팥기능 감소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eGFR뿐 아니라 단백뇨·알부민뇨 같은 신장 손상의 증거와 지속기간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크레아티닌은 정상인데 eGFR이 낮으면 괜찮은 걸까요?
이것도 실제 건강검진 결과를 보면서 많이 헷갈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크레아티닌과 eGFR 중 하나만 떼어놓고 판단하기보다 두 결과를 함께 보고, 이전 검사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보다 eGFR이 낮아졌다면 이번 숫자 하나만 보고 걱정하기보다 지난 몇 년 동안 비슷한 수준이었는지, 계속 낮아지고 있는지, 단백뇨가 함께 나타났는지를 확인해보는 겁니다.
특히 당뇨병과 고혈압은 만성콩팥병의 주요 원인이고, 65세 이상 역시 콩팥질환 위험을 확인할 필요가 있는 대상에 포함됩니다.
저는 건강검진 결과지를 한 번 보고 버리지 말고 지난해 결과와 함께 보관해두는 습관이 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숫자 하나의 정상·비정상보다 몇 년 동안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신장학회에서는 자신의 콩팥기능을 이해할 수 있도록 사구체여과율에 대한 설명과 계산 기능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한신장학회 — 신장 관련 검사와 사구체여과율 알아보기
핵심내용: 신장기능은 크레아티닌 하나만 보지 말고 eGFR과 이전 검사 결과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GFR이 한 번 낮게 나왔다고 바로 만성콩팥병으로 판단하지 않으며, 이상이 지속되는지와 단백뇨 등 다른 신장 손상 소견이 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3. 단백뇨가 나오면 신장이 나쁜 걸까요? (소변검사, 재검사, 병원 진료)
건강검진 결과지에 ‘요단백 양성(+)’ 또는 ‘단백뇨’라고 적혀 있으면 걱정이 될 수 있습니다.
“소변에서 단백질이 나왔다는데 신장이 많이 나빠진 건 아닐까?”
하지만 단백뇨가 한 번 나왔다고 곧바로 만성콩팥병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건강한 콩팥은 혈액을 걸러낼 때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이 소변으로 많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합니다. 그런데 콩팥의 여과장치가 손상되면 알부민 같은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에, 단백뇨나 알부민뇨는 콩팥 손상을 확인하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대한신장학회도 만성콩팥병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검사로 단백뇨 검사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한 번 양성이 나왔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단백뇨는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의 건강검진 결과만으로 스스로 병을 판단하기보다 결과지의 권고사항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재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한신장학회 지침에서는 요시험지봉 검사에서 단백뇨가 확인된 경우 보다 정확한 평가를 위해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비(ACR) 등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질병관리청은 알부민뇨를 다음과 같이 구분하고 있습니다.
| 30 mg/g 미만 | A1 |
| 30~300 mg/g | A2 |
| 300 mg/g 이상 | A3 |
수치가 높을수록 알부민이 소변으로 더 많이 빠져나오고 있다는 의미이지만, 여기에서도 중요한 것은 eGFR과 알부민뇨를 함께 보는 것입니다. 같은 eGFR이라도 알부민뇨가 많으면 콩팥질환의 진행 위험을 평가할 때 의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신장이 걱정될 때 이것부터 바꾸려고 하지는 마세요
건강검진에서 신장수치가 좋지 않게 나오면 갑자기 “물을 많이 마셔야 하나?”, “단백질을 끊어야 하나?”, “바나나나 우유도 먹으면 안 되나?” 하고 식생활부터 크게 바꾸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신장기능의 정도와 혈액검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식사관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신장이 걱정된다는 이유만으로 단백질이나 칼륨 같은 영양소를 임의로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먼저 확인할 것은 혈압과 혈당 관리, 복용하고 있는 약과 건강기능식품, 식습관과 체중입니다. 질병관리청은 만성콩팥병의 주요 원인으로 당뇨병과 고혈압 등을 들고 있으며, 관리에서는 원인질환 치료와 저염식, 적절한 단백질 섭취, 금연과 체중관리 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진통소염제나 여러 건강기능식품을 자주 복용하고 있다면 진료를 받을 때 현재 먹고 있는 제품을 모두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검사 결과가 걱정된다는 이유로 처방받은 약을 임의로 끊어서도 안 됩니다.
어떤 경우에는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할까요?
eGFR이 계속 낮게 나오거나 단백뇨·알부민뇨가 반복되는 경우, 이전보다 신장기능이 뚜렷하게 나빠지고 있는 경우에는 의료진과 상담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혈뇨가 계속되거나 얼굴·다리가 붓고,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의 변화가 있다면 건강검진 결과만 가지고 판단하지 말고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질병관리청 역시 만성콩팥병에서 부종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저는 건강검진의 가장 큰 의미가 병명을 스스로 붙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몸에서 보내는 변화를 조금 일찍 발견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수치든 신장수치든 한 번의 빨간 숫자에 지나치게 겁먹을 필요는 없지만, 몇 년째 같은 이상이 반복되는데도 그냥 넘기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건강검진 결과지를 다음 검진 때까지 잘 보관해두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겠습니다.
핵심내용: 단백뇨가 한 번 확인됐다고 바로 만성콩팥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eGFR과 단백뇨·알부민뇨를 함께 확인하고 이상이 지속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과가 반복해서 좋지 않거나 이전보다 신장기능이 떨어지고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재검사나 추가 검사가 필요한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안내사항
이 글은 건강검진 결과지에 표시되는 AST·ALT·감마지티피(GGT), 크레아티닌, eGFR, 단백뇨·알부민뇨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드리기 위한 일반적인 건강정보입니다.
검사 결과의 참고범위와 해석은 검사기관과 개인의 나이, 건강상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 번의 검사 결과만으로 질환을 스스로 판단하지 마시고, 이상 수치가 반복되거나 이전 검사와 비교해 변화가 크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필요한 검사와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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